중기유산 후 할일 (태아보험해지, 산후조리원 취소)하다가 당황스러움을 겪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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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내야 하니까

중기유산 후 할일 (태아보험해지, 산후조리원 취소)하다가 당황스러움을 겪다

by 기억 그리고 기록 2024. 1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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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유산 후 할 일

태아보험해지

산후조리원 취소

 

중기유산을 겪으며,

사람 사는 게 참 혹독하다 싶은 순간을 마주하게 되었다. 

 

중기유산 자체의 충격,

유도분만 과정에서의 신체적 정신적인 아픔.

회복하는 중 해야 하는 일들 정리..

태아보험해지.. 산후조리원 취소..

 

이런 것들을 하다 보니

사는 게 참 쉽지 않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태아보험은 일할계산 된다는 걸 알았지만

중기유산 직후에는 해지할 힘이 없었다.

내 몸 추스르는 것, 상실의 아픔을 이겨내는 것에만 신경 썼다.

 

그리고 일주일정도 지나고

몸이 점차 회복되자, 해야 할 일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중기유산 태아보험해지

환불해 달라는 것도 아닌데 해지가 안된다는 황당한 이야기


가입한 태아보험은 총 3군데였다.

 

하나는 태아실비보험으로 삼성다이렉트가 저렴해서 직접 가입했다.

 

두 번째는 보험설계사를 통해 가입한 태아보험이었는데,

100세 보장까지 되는 보험을 원했는데,

선천적 질환에 대해서는 30세 만기 보장되는 보험이 혜택이 더 좋아서

두 가지를 나눠서 가입했었다.

 

그래서 100세 만기 되는 보험(KB손해보험)과

30세 만기 보험(현대해상)으로 따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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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다이렉트 태아실비보험은

고객센터에 전화해서 태아실비보험을 해지해달라고 하니

전화만으로 쉽게 해지가 되었다.

(기납부한 보험료 환불은 받지 못했고, 당월 보험료 중 일할계산하여 나머지 금액을 돌려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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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상 태아보험은

고객센터에 전화해서 태아보험 해지를 요청하니

요청하는 사유를 물었고,

자세한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기에 혜택 좋은 보험으로 바꿀 거라고 하니,

알겠다고 전화로 쉽게 해지되었다.

(기납부한 보험료 환불은 받지 못했고, 당월 보험료 중 일할계산하여 나머지 금액이 입금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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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황당했던 보험사는...

KB손해보험이다.

KB손해보험에 연락하여 태아보험 해지를 요청하니

태아보험을 해지하기 위해서는 산모수첩을 보내주거나, 병원에서 확인서를 받아다 달라고 한다.

 

이때 예상치 못한 반응에 당황해서

변심으로 보험을 그냥 해지하는 거고, 환불요청을 하는 것도 아닌데 그런 것들 보내야 하는지 물었더니,

규정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한다.

 

전화를 끊고 카톡으로 산모수첩(미출생 증빙서류)을 업로드할 수 있는 안내문이 왔다.

갖고 있는 산모수첩을 보내고 나니 나중에 다시 연락이 왔다.

병원에서는 산모수첩에 내 이름과 진료번호만 적고 다른 정보를 적지 않은 상태였는데

임신일자도 필요하고 뭐도 필요하고.. 다른 정보가 더 필요하다고 한다.

"다른 보험사는 특별한 서류를 제출하지 않고 해지를 해줬는데 KB손해보험은 서류를 요청하시니 당황스럽다. 가입자가 원해서 보험을 해지하고 싶다는데 원하는 서류 없이는 해지자체가 안된다는 건가요?"

이렇게 되물었더니 그렇단다. 내가 아무리 원해도 자기들이 원하는 서류(or산모수첩)를 주치 않으면 해지자체가 안된다.

"그럼 보험료 안내면 자동으로 해지되는 거죠?"라고 했더니 보험이 실효되는 거고 가입해지와는 다르다고 한다.

 

이런 답을 받을 거라곤 생각도 못해서 너무 당황스러웠다. 그래서 다시 산모수첩에 필요한 정보가 무엇이냐. 내 산모수첩에 정보가 안 적혀있는데 그럼 내가 지금 적어서 다시 사진 보내도 되는 거냐.라고 했더니 그렇다고 한다. 

 

그래서 다시 카톡으로 산모수첩에 수기로 추가정보를 기재하고 업로드했더니 몇 시간이 지나 해지완료 카톡 알림을 받았고 은행으로도 월할계산 차액이 송금되었다.

 

결론은...

KB손해보험 태아보험 해지를 할 때,

산모수첩에 그들이 원하는 정보만 잘 기입해서 사진 찍어 보내면 해지가 된다는 것이다. 

 

나는 다른 사람들의 후기도 여럿 봤는데 어떤 보험사는 해지를 잘 안 시켜준다는 이야기도 있어서 이미 겁을 먹고 있어서 더 당황스러웠는데 해지까지 해보니 결론은... KB손해보험의 경우엔 산모수첩만 원하는 대로 적어서 주면 쉽게 해지가 되는 것이었다... 근데 그렇다고 해도 당황스럽다. 왜 가입자가 해지한다는데, 이미 납부한 보험료는 안 받는다는데 해지를 못해준다는 건 도대체 왜일까? 이유를 모르겠다 정말.

 

 

 


산후조리원 계약취소

무례한 질문과 반응. 어이없는 답변..


나는 산후조리원 2곳에 예약을 해뒀었다.

하나는 집과 가까운 곳이고

다른 하나는 분만 산부인과와 연계된 곳이었다.

 

산후조리원은 둘 다 예정일 한 달 전이면 환불이 가능한 조건이었다.

 

두 군데를 예약한 이유는

둘 다 장단점이 너무 뚜렷했기 때문이었다.

 

집과 가까운 곳은 청결은 좀 미흡해 보이나 방은 크고, 집이 가까우니 남편이 왔다 갔다 하기 좋고 신축건물이라 괜찮은데 아기가 내 기준에선 많아 보였다.

 

분만 산부인과와 연계된 곳은 집과 거리가 있으나 청결에 상당히 신경 쓰는 모습이 좋았다. 아기도 적당한 정도만 받는 규모라 괜찮았지만 방과 화장실이 좁아도 너무 좁았다. 건물이 노후되고 주변환경이 좋진 않았다. 

 

그래서 조금 더 고민해 보고 한 달 이내로 결정지으려고 했는데.... 이렇게 취소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해 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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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과 가까운 산후조리원에 연락해서

취소를 원한다고 했더니 이유를 묻는다.

유산해서 취소한다고 했더니 안타까운 탄식과 함께, 산모 이름과 계좌번호 알려주면 주겠다고 했고 심플하게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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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했던 곳은 분만병원 연계 산부인과였다.

전화로 계약취소를 원한다고 하니 역시나 이유를 묻는다.

유산해서 취소한다고 하니

조금 있으면 출근하니 다시 연락을 한다고 한다.

 

연락이 와서 하는 말이 "근데 왜 유산했는지"묻는다.

아기가 아팠다고 하니 "차라리 다행"이라는 말을 한다. 

이때부터 좀 황당했는데,

그러면서 하는말이 지금 취소할 필요 없이 다른 유산한 산모들도 아기를 다시 가지면 예약해야 하니 취소를 안 한다나? 그러면서 무슨 영업하듯 말을 하는데 화가 났다. 상황도 봐가면서 영업을 해야지.. 너무 무례하다 싶었다. 그래서 정색하고 말했다. 

"선생님, 제가요 지금 유산하고 얼마 안돼서 제정신이 아니에요. 다음을 이야기하기엔 빠르고요. 지금 일단 정리를 모두 하고 싶은 거예요." 

단호하게 말했더니 바로 알았다면서 환불을 해주겠다고 한다.

 

전화를 끊고 생각하니 더 화가 난다.

유산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물어보는 것도 무례하고

유산한 사람한테 차라리 다행이라는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유산 때문에 취소하겠다는 사람한테, 실제로 언제 다시 임신이 될지 모르는 이 상황에서

계약금 돌려받지 말고 놔두라는 그런 이야기가 어떻게 나오지..?

 


모든 과정이 쉽지 않다


아직도 마음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는 것 같다.

 

지난 몇 개월이 꿈같이 흘러갔다.

임신한 것도 꿈같고,

움직이는 초음파를 보던 일

점차 커가는 아이를 초음파로 보며 신기했던 마음

태동을 느끼며 '나도 드디어..' 감격스러웠던 마음

중기정밀초음파에서 갑자기 발견된 사실..

대학병원을 전전하며 몇 군데를 찾아갔던 일..

유도분만을 하며 느낀 아픔들 

그 모든 것들이 지금 와 생각해 보면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겠다.

 

이런 일을 겪으며 느낀 점은

많은 사람들이 유산을 겪는 것 같지만

막상 내가 과정을 헤쳐나가 보니

나 같은 사람이 흔치는 않은가 보더라.

 

그게 참 서럽고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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